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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드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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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ELLO 작성일24-05-17 23:43 조회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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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물음표놀이터 정말 즐거워 보인다!​주말 아침 아이가 콩나물국에 계란 야채 볶음밥을 먹으며 나에게 던진 그 한 마디. 아니 두 마디. 아이의 그 말을 간직하고 싶어서 노트북을 열었다. 아이는 덧붙이며 말했다. 엄마, 그렇게 도서관 가는 게 좋아?&quot​이렇게 말하는 아이의 얼굴에는 잔잔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활자로만 보면, 이 말이 어떤 뉘앙스를 띄는지 알 수가 없다. 그것처럼 아이의 얼굴을 보지 않고 이 말을 들었다면, 이 또한 어떤 의미인지 알 수가 없었을 것이다. 불만섞인 빈정거림인지 혹은 놀라움의 호기심인지. 아이가 그 말을 내뱉는 물음표놀이터 것을 듣고 나는 곧장 본능적으로 아이의 안색을 살폈다. 엄마가 분주하게 책들을 종이가방에 집어넣는 모습을 아이는 지켜보고 있었겠지. 앞에 놓인 따끈하게 데운 콩나물국을 들이켜며. ​아이가 밥을 먹을 때는 내가 같이 먹지 않아도 되도록이면 함께 있어주고 싶어서 식탁 맞은편에 앉아 말동무를 해주곤 한다. 아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는 들어주기도 하고, 아이가 만화책을 가져와 볼 때는 나도 아이 앞에서 뭐든 읽어내려간다. 혼자 먹는 밥의 고요한 고독감은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 느껴도 충분하니, 아직 그 고독감을 알게 하고 싶지 않다. 물음표놀이터 사실 그 순간은 내 예상보다 더 일찍 올지도 모르겠다. 나는 아이와 마주 앉을 수 있을 때까지, 홀로 먹는 밥의 고독을 즐길 수 있을 때까지 그의 혼밥을 함께 마주하고 싶다.​그러나 오늘 아침은 외출 예상 시간보다 30분 늦어진 이유로 혼자 분주하게 몸을 움직였다. 아이는 식탁에서 홀로 국과 밥을 먹고 있었고, 그러다 엄마를 바라봤을 것이다. 분주한 엄마가 하루 이틀은 아니었겠으나, 오늘의 분주함은 뭔가 분위기가 뉘앙스가 달랐던 것일까. 아이는 미소를 머금고, 아니 콩나물을 머금고 나에게 눈 맞춤하며 그렇게 물었고, 나는 물음표놀이터 아이의 그 얼굴을 잊을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아니 잊고 싶지 않았다. ​전업주부의 역할로 아이를 키워오며 아이에게 듣고 싶었던 말은 실은 이것이 아니었다. 물음표가 아니라 마침표로 마무리되는 한 문장. 엄마, 도서관 가는 게 그렇게도 좋아.&quot(쓰고 보니 느낌표로 끝난다면 훨씬 행복할 것 같다!) 도서관 가는 주체는 엄마가 아니라 아이 자신. 도서관 가는 게 그렇게도 좋은 사람은 엄마가 아니라 아이 자신이어야 하고. 도서관 가는 게 그렇게도 좋다는 말을 내 아이에게 듣고 싶었다. 책과 가까운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나의 물음표놀이터 소박한 바람. 그 바람이 엄마가 되고도 옅게 남아 있는 열정과 만나, 아이가 가만히 등을 대고 누워있을 때부터 11살인 지금까지 뭔가를 계속 읽어주고 있다. ​그러나 아이는 지금껏 나에게 한 번도 도서관이란 곳을 먼저 가자는 말을 꺼낸 적 없다. 마지못해 가야 하는 의무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으니, 안타깝게도 내 바람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한다. 도서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만화책을 보며 있음에도 매번 시계를 체크하는 아이. 도서관 앞 놀이터에서 노는 즐거움도 도서관 시간 안에 포함됨에도 아이는 집에 가자 물음표놀이터 재촉한다. ​그럼에도 내 옅은 열정과 만난 아이를 향한 소박한 바람은 그리 옅지도 소박하지도 않은 듯하다. 즐기지 못할 바에야 해야 할 의무처럼 느껴지더라도 아이가 책과 가깝게 지내는 일에 이른 포기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이제 막 십 대에 들어섰고 평생 책을 즐기게 될 기회는 무수히 많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인생 책을 만나 희열을 느끼고, 그 희열감으로 인생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논할 순간이 올 것임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순간이 한순간에 그치더라도 그 한순간을 물음표놀이터 만나기 위해 책들과 가까이 무수한 눈 맞춤을 해야 한다는 사실도 명백하다. 그 눈 맞춤을 위해 지혜로 뒤덮인 숲, 그래서 나는 도서관에 간다. 아이와 함께. ​앞선 아이의 질문에 나 또한 함박웃음을 보이며 대답했다. ​어, 엄마는 도서관 가는 게 정말 좋아. 그렇게 보였어? 어제 잠자리에 들면서 내일 아침 도서관 갈 생각에 가슴이 뛸 정도야!​아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남은 콩나물국을 마저 들이켰다. ​내가 듣고 싶은 말은 아이에게서 평생 듣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미래에 지금의 순간이 어떻게 기억될 지도 미지의 물음표놀이터 영역이다. 엄마와 함께 다닌 도서관이 의무로 뒤범벅된 인내의 시간으로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이의 기억 속에 엄마의 모습 하나는 선명하게 기억될 듯하다. '도서관 다니는 걸 좋아했던 엄마'주말 아침 도서관에 가기 위해 분주하게 책과 노트북을 챙기는 엄마의 모습. 도서관 갈 생각에 행복하게 잠자리에 드는 엄마의 모습. 그것 하나면 내가 아이에게 듣고 싶었던 말을 평생 듣지 못해도, 그리 슬플 것 같지 않다. 아이가 물은 질문의 물음표든,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의 마침표든 너와 나 함께 이 순간을 이곳에서 보내고 있으니, 물음표놀이터 그거면 되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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