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아침고요 수목원에 저희 아들래미가 소원을
담아 쌓은 돌탑입니다...
아들래미가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봄날
물에 빠져가며 쌓은 이 돌탑에
제 소원도 빌어보려고 합니다...
제목이 참 요상하죠??
"무료 분양합니다. 무조건입양하세요.."
위험한 말이예요...
free dog에나 나올법한 얘기...
근데...
이 얘기는 좀 다른 얘기입니다...
보호소는 무료 분양을 원칙으로 합니다...
하물며 마이크로칩도 무료로 이식해 드립니다...
그나마도 귀찮다..내가 싫다 하시며 안하시는 분들도 계시구요...
그런데...무료 분양을 하는 곳에 오시는 분들께서
참...내세우는 조건도 많고...
안하겠다는 것도 많습니다...
전화가 옵니다..
"뭣 좀 물어보려구요.."
"네, 말씀하세요."
"거기가면 강아지 무료로 분양

받을 수 있어요?"
"네, 대신 입양하신 후에는 파양이나 다른분께 양도나 매매 안 되시고 아이 죽을때까지
책임져 주셔야 합니다.."
"아니, 중간에 사람 일이 어떻게 될 줄 알아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다른분께 보내시게 될 때에는 반드시 보내기 전에
저희쪽을 연락 하셔서 소유자 변경해주셔야 합니다."
"그거야..뭐 그렇게 하면 되지요...그럼 거기 작고 예쁜 강아지들도 있어요?"
"작고 예쁘다 하시면 어린 강아지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저희는 유기동물 보호소이기 때문에 센터에서 보시는 작고 품에 들어오는 예쁜 아이들은
찾기

힘드세요..그저 정주고 정 붙이고 살만한 아이들 생각하시면 그런 아이들은 많습니다."
"아...어리고 작은 애들은 없어요?"
"언니가 예쁜 애들 추천해 주세요.."
"제 눈엔 안 예쁜 애들이 없어서 추천 못해 드립니다."
통화하시는 분들 '별꼴이야' 하실테지만 진심입니다..
...........
길 잃고 버림 받은 아이들 데려다 참 못할짓입니다...
보내면서도 불안할 때가 많고...
이렇게 까다롭게 구는게 애들 앞길 막는 건 아닌지 싶기도 하고...

보호소에서는 무료 분양을 합니다..
무료 분양을 한다고 해도 시청 구청에서 돈 나오잖아...하시지만
열흘치의 사육비와 관리자들의 인건비가 지급됩니다...
열흘이 지나고

나면 온전히 사람의 인력으로 나머지 부분을 채웁니다...
벌써 일년이 넘은 아이들도 있고...
무료 분양 받으시는 분들께서는 제발 조건을 달지 말아 주세요...
작은 아이..어린 아이...
예쁜 아이...순한 아이...
배변 훈련 된 아이..짖지 않는 아이..
건강한 아이...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사람 옆에만 있으려고 하는 아이도 안되고...
사람을 별로 따르지 않아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아이도 안되고...
밥을 너무 많이 먹어도 안 되고...
밥을 너무 적게 먹어도 안 되고...
이곳에서 입양업무를 해보니 정말 별의 별 조건을

다 들어본 것 같습니다..
돈 한 푼 안내고 한 생명 거둬 가시면서 웬 조건이 그리도 많으신지...
물론 가서 똑부러지게 맘에 드는 짓만 한다면 그보다 좋을 수는 없겠지만...
이곳은 버림받을 아주 조금의 이유라도 가진 녀석들이 대부분일테고...
사람이 아니고...말 못하는 동물입니다...
사람 자식도 나아 키워보니 벌써 학교 들어가니 자기 주장이 생기고
말을 잘 안 듣습니다...ㅡ.ㅡ
하물며 아기때 데려다 내 입맛대로 맞춰 키우는 아이도 아니고
다 커서 다른 사람 손에 자랐던 아이가 꼭

내 입맛에
맞게 행동해 줄거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모순 아닐까요??
눈이 한 쪽 없습니다..
그럼...남은 한 쪽 눈에 감사해 하고 남은 한 쪽 눈을 지켜주고자 노력하면 됩니다...
사람을 너무 좋아해 사람만 없으면 울고 난리를 칩니다...
믿음을 주세요...
엄마가 나갔다 다시 오는 구나...
엄마가 날 다시 버리지 않는구나...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사랑을 주세요...
개가 자꾸 집을 나갑니다...
인식표 해주세요...
인식표 하나로 해결 됩니다...
배변 훈련이 안 됩니다...
되면 좋지만 안 되도...
짐승이잖아..
어찌 단 번에 훈련이 되겠어...
느긋하게

생각하시고 사람으로서 해 줄 수 있는 일을 해주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잘 했을때 칭찬해주시고 못했을땐 냄새 제거해 주시고...
이게 어려우셔서 힘들겠다 하시는 분들께서는
그냥 안 키우시는게 좋습니다...
전엔 그럼 센터에서 분양 받으세요..
말씀 드렸는데...
그런 분들 돈주고 사서 유기견 만드실 분들입니다...

이곳에서 입양해 가시는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씀 드립니다..
정말 진심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정말로 감사하니까요...
유기동물을 입양해서 내 가족이 되기까지
적응과정이 정말 쉽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슈퍼마켓이 아닙니다..
새우깡 살까,

포카칩 살까...가 아니라...
존재 자체가 그저 짠한 아이들이 있는 그런 곳입니다...
두 번 상처 받지 않도록..
바위처럼 굳게 마음을 다지신 후에 입양을 결정해 주시길 바라며
중간에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가 오더라도
이 아이가 길에 내쳐졌을때 얼마나 두렵고 슬펐을까 그 순간만 생각하시면서
힘든 마음 꾸욱 참아 주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다소 말투가 읽기 불편 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요즘 파양이 너무 많아 힘든 구팀장 또 욱했구나 생각하시고
웃어주세요..^^;;;





출처 : 대전광역시 동물보호소글쓴이 : 팀장(구름사탕)-이은희 원글보기메모 :